배꼽티 입고 민주화 시위…태국 법원 '왕실모욕죄' 징역 1년

입력 2023-07-21 13:30   수정 2023-07-21 13:32



태국 법원이 3년 전 민주화 시위에 배꼽티를 입고 참여한 10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1일 AFP통신이 인용한 태국 인권단체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2020년 검정 배꼽티 차림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나빠싯(19) 군이 전날 왕실모독 혐의로 1년 형을 받았다.

태국의 왕실 모독죄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률 중 하나로 꼽힌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나 그의 가까운 가족을 비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최대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

나빠싯은 2020년 검은색 배꼽티를 입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는데, 이는 몇 년 전 일부 유럽 언론에 태국 국왕이 비슷한 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된 것을 따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빠싯은 국왕에 대한 조롱성 메시지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빠싯이 패러디한 와찌랄롱꼰 국왕의 모습은 2016년 독일 뮌헨의 한 쇼핑몰에서 촬영된 것으로 영상 속 국왕은 온몸에 문신을 하고 배꼽티를 입은 채 젊은 여성과 쇼핑몰을 활보했다. 이후 태국 정부가 직접 나서 '왕실 모욕죄'를 이유로 해당 영상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왕은 침해돼서는 안 될 신성한 지위"라며 형량 이유를 설명했다. 나빠싯은 본래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16세 미성년자일 때 해당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형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TLHR은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한 2020년 7월 이후 미성년자 20명을 포함해 246명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고 소개했다. 그 때문에 태국 왕실과 군주제 전반에 대해 보도할 때는 엄격한 주의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전진당(MFP)은 2020년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강제 해산돼 군주제 개혁, 왕실모독죄 폐지 운동을 촉발한 야당 퓨처포워드당(FFP)의 후신이다. 이들은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의 총리 선출이 왕실모독죄 개정에 반대하는 군부 진영에 막혀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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